Essay @Murakami_Haruki

“소설가는 소설을 쓸 때 머릿속에 많은 서랍이 필요합니다. 소설을 쓸 때면 그런 소재가 여기저기에서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그런 여러가지를 에세이 같은데서 쭉쭉 뽑아 써버리면 소설을 자유롭게 쓸 수 없게 되죠. 그래서 아껴서(랄까), 서랍에 꼭꼭 감춰두게 됩니다. 그라나 소설을 다 쓰고 보면 결국은 쓰지 않은 서랍이 몇 개씩 나옵니다. 그리고 그중 몇 개인가는 에세이 재료로 쓸만하군, 싶은 것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나의 본업은 소설가요, 내가 쓰는 에세이는 기본적으로 ‘맥주 회사가 만드는 우롱차’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우롱차를 마시는 사람도 많으니 적당히 쓸 수는 없죠” – 무라카미 하루키 : 십년만에 돌아와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우연히 만나서 그의 한줄 농담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그래서 그의 다른 이야기들도 둘러보고 따라해보았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라는 책에서 나온 글들인데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어떤 부분이 각색이 되어있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그래서…?” 라고 해도 어쩔수 없습니다만.

“꿈을 쫓지 않는 인생이란 채소나 다름없다” (그런데 채소라면 어떤 채소 말이에요?) 으음… 뭐 양배추같은 거려나?

“나는 고역인 게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고역인 것이 행사와 스피치와 파티다.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옛날에는 간혹 참석했지만, 서른살이 넘은 뒤로는 친척, 친구 전부 거절하기로 했다. 내가 거기에 얼굴을 내밀어서 그 결혼생활이 원만해진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증명된다면 애써 나가겠지만, 특별히 그런것도 아닌것 같아서… 무엇보다 예외를 만들지 않는것이 그런 류의 초대를 원만하게 거절하는 요령이다.”

“에세이 쓸때 원칙이 있다. 악담을 구체적으로 쓰지 않기(귀찮은 일을 만들고 싶지않다), 변명과 자랑을 쓰지 않기(뭐가 자랑인지도 복잡하지만), 시사적인 화제는 피하기(애기가 길어진다)”

“.. 하지만. 했을지도. 하기를. 좋았을걸. 했다. 모른다. 시시하다. 좋았겠지만. 애써주시길. ”

“지상파 방송 디지탈화 같은 거 정말 성가시네요. 전부 다 끊어버릴까 생각중인 요즘입니다.”

“마라톤을 하고 목욕탕에 갔더니 전부 비슷한 사람만 있었다… 슈퍼모델 워크숍의 인근 대형사우나를 생각해보자… 보스턴에서 살때도 이질적인 공간에 잘못 흘러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랄까…”

“타인의 실수를 발견하면 ‘나도 정신 바짝 차려야지’하고 마음속으로 다짐할 따름이다. 다짐해도, 그래도 역시 실수하지만. 다만 변명이 아니라, 세상에는 오역보다 훨씬 나쁜 것이 있다. 그것은 읽기 힘든 나쁜 문장으로 나열된 번역과 맛이 결여된 지루한 번역이다. 거기에 비하면 위장약과 궐련의 차이쯤이야…. 아닌가? 난감하군”

1949 교토. 1987 노르웨이의 숲. 2005 해변의 카프카. 이 에세이는 2009년에 연재되고 2011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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