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vity와 존재

그래비티 리뷰

가공할 무(無)가 불러오는 극단적 단절에 마주하여 그녀가 매달리는 건 목소리다. 응답이야말로, 주고 받는 대화야말로 강력한 초월성 앞에서 그녀가 ‘거기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 앞에서야 비로소, 라이언은 자신이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더 정확히 말하여 ‘홀로 죽어가는 일’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때 맷의 환상이 나타나 보드카를 한모금 쭉 들이키고 웃으며 이야기한다.

여긴 말야, 혼자 있기 좋을 만큼 조용하고 눈 감으면 세상사도 잊혀지지. 상처 줄 사람도 없고 인생은 별 게 없어. 그래도, 계속 가기로 했다면 끝까지 가 봐야지.

상처의 흔적은, 다시 말해, 곧 관계의 흔적이다. 라이언은 관계의 기억을 쫓는다. 그녀가 ‘존재’할 수 있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계속 가기로 했다면 끝까지 가야만 한다. 이 여정이 진정 끝이 날 때까지 – 출처: Suhkyung Selene Kim Facebook 그래비티 리뷰

어떤 글은 묻혀있던 기억의 흔적을 꺼내온다.

기억의 흔적

2013년 7월 27일 병원으로 빨리 와달라는 전화가 왔다. 토요일 아침 병원에 도착한 나에게 동생이 이야기했다. “형 나 더이상 안되겠어. 진작 알았어야 하는데 내가 항상 이렇게 늦다.” 4일전 의사에게서 들은 여명이 얼마 안남았다는 이야기를 전했을때만해도 “형 똑바로 알고 이야기해. 나 치료하는 방향잡는데 헷갈리게 하지마”라며 혼내던 동생이었다. 토요일 새벽에 숨이 넘어갈뻔 했다고 한다. 다행히 상황이 조금 호전되고 나서 이 이야기를 했다.

숨이 넘어갈뻔하며 죽을거라는 생각을 하니 아무말도 못하고 이렇게 간다는게 가장 두려웠어.

그리고 나는 동생과 약속했다. 못다한 이야기들을 완성해주기로.

11월 24일 일요일.

동생이 떠난지 3달이 다 되어간다. 글을 적다보니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 몇가지들도 같이 생각났다.

자신이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생각하는 나의 차이가 크면 불행한거야.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을 많이 만들어 그게 행복한 삶이야.

존재는 관계에서 존재하고, 가치란 그 사이에서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