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한 흐름

삶의 고비마다 어떤 터닝 포인트가 있더라. 그때는 그게 중요한 줄도 몰랐다. 고마운 줄도 몰랐다. 어떤 흐름이 있더라. 삶을 관통하는 도도한 흐름이 있더라.

“마흔다섯이 되던 정월 초하루였다. 갑자기 ‘야~, 앞으로 내가 살 시간이 살아온 것보다 짧겠구나’ 싶었다. 고민이 되더라. 앞으로 어떻게 살 건가. 그래서 나의 시간축을 살펴봤다. 지나온 삶을 차분하게 복기(復棋)해 봤다.”

  • 복기를 했더니 어땠나.

“당시에는 몰랐다. 삶의 고비마다 어떤 터닝 포인트가 있더라. 거기서 삶이 이쪽으로 꺾어지고, 저쪽으로 꺾어지고 했더라. 그런데 그때마다 내가 도저히 기대도 안 했고, 상상도 안 했던 인물이 나타나 결정적인 기여를 해줬더라. 그때는 그게 중요한 줄도 몰랐다. 고마운 줄도 몰랐다. 이 사건이 왜 나한테 터졌나 그 고민만 했다. 그런데 복기를 해보니 알겠더라. 거기에는 어떤 흐름이 있더라. 삶을 관통하는 도도한 흐름이 있더라. 그런데 이 우주에도 그런 도도한 흐름이 있다.”

via 홍승수(69·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 원장 : 우리 안에 쌓인 138억 년 우주 나이테 … 매 순간이 귀하지 않나 13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