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

우리 얼마만에 만난거지? “제대하고 처음 봤으니 18년만에 본거네. 내년은 2018년이고” 다른 친구들도 모두 잘 지내는것 같아서 좋네.

한해를 마무리하며 쉼을 주기위해 시작했던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대구-부산-거제간 이어진 여행길들. 내일부터 다시 일상에 휩쓸리기전에 이번 여행길을 남겨본다.

대구 왕거미

후배가 추천했던 ‘왕거미식당’ – 생고기를 추천받았지만 주말은 생고기가 없다. 평일만 가능 – 그리고 그 앞에 있는 ‘김광석 거리’ 오가는 길에 군데군데 볼 수 있는 임대현수막과 간판들이 돈으로 인해 변해가는 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냥 한번 가봤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정도.

‘계산성당’은 이번 여행중 가장 따뜻했던 공간이었다. 큰 키의 신부님이 구사하는 대구사투리도 새로웠다. 미사 말씀에서 사투리가 주는 개성이랄까. 성당 맞은편에는 성당보다 높아야한다는 교회가 조금 높게 있었다. 이상화 시인의 고택도 곁에 있었고.

네 역할은 무엇이냐. 대답할 수 있고, 잊지 않는 다는 것 – 강론에서

대구 수성구를 지나며 느끼는 간판과 건물들의 느낌과 숙소 부근의 차분했던 커피와플가게의 향기가 기억에 남는다.

부산 송정-기장

요즘 송정해변이 뜬다고 했다. 동해와 남해의 접점이 되는 해운대-송정-기장라인을 주로 돌아다녔다. 바닷가가 바로 보이는 24시간 할리스 커피점과 개방형으로 설계된 웨이브온커피점이 인상적이었다. 웨이브온 커피점은 한번 가볼만 한데, 사진뒤로 사람들이 버글거린다는 점은 참고해야할듯. 고리원전이 바로 보였고, 신세계 아울렛이 인근에 있었다. 거제에서 접근성은 울산이 부산보다 – 부산시내 교통체증으로 – 가까웠다.

기장미역으로 조리한 조개미역국과 해산물과 함께한 전복죽이 있었다. 역시 많은 양을 솥채로 끓였을때 나오는 진한 맛이 있다. 그간 먹어봤던 전복죽중 가장 맛있었던 맛(굿세어라 금순아가 가게이름)

해운대에서는 연말을 맞이해서 트리와 네온사인으로 꾸며진 축제가 진행되고 있었다. 서울은 눈이 많이 왔다고 하던데 다행히 남쪽은 비소식 없이 적당한 날씨 – 선글라스와 선블록이 필요 – 였다.

거제 백두산 자이

부동산, 교육, 재테크, 산업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들. 스크린야구나 인형뽑기가 보이는 저녁거리가 남는다. 지역의 인구가 줄어드는 것과 산업의 파이가 재편되는것, 신규참가자가 없는것, 경쟁자가 사라지며 새로운 적응자가 살아남는다는 것. 오랜 기간이 주는 힘이라는 것이 있고, 버티고 살아남으면 달라질수 있다는 점.

터미널 건너편에 있는 주공 아파트가 남는다.

부산역에서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는 조선산업이 2019년 이후로 괜찮아질수 있다고 했다. LNG선에 대한 필요가 커지며 재편되고 있다고.

건설업

들었던 이야기들과 남아있는 풍경들이 또하나의 메세지로서 앞으로 가는 길에도 영향을 줄것 같다. 견학을 가야할 곳이 생겼고, 초빙해야 할 분이 생겼고, 만나야 할 몇분이 생겼다. 해야할 새로운 일들을 하기위해서 버릴 수 있는 일들은 최대한 버리기로.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마칠수 있도록. 이렇게.

덧) 샤이니 종현이 세상을 떠났고, 사람들은 비트코인에 관심이 많다. 2017년 12월 풍경.

Just Write it

위구르의 광활한 그러나 이제 황량하기 그지 없는 수도가 있던 자리.  그 넓은 ‘공터’ 를 둘러보던 우리 일행을 보고 달려온 샨지(12)군  via 담시 에세이 – 사람이 죽어 별이 아니라 별이 죽어 사람–ing

아래 글은 윗글에 대해 박문호 박사님이 말씀하신 사항을 앤디강훈님께서 요약한 내용입니다.(윗 링크글에서 댓글 참조)

중요한 걸 중요하다고 아는 것이 공부의 전부다. 적절한 서술이 없는 상황에서 감탄사를 쓰게 되면 오버하는 것이 된다. 상세한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존재의 가치를 안다는 것, 기억되어야 할 순간이다. 느낌표를 붙이면 청중의 감동 순간이 없어지게 된다. 중요한 걸 중요하다고 아는 순간이 핵심이다.

사실이 있다. 사실을 나열해야 한다. 모든 글의 기본은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다. 감탄사 나열은 붕 뜨게 한다. 앞 뒤가 호응이 잘 된다. 브레인 내에서 하모니를 이룬다 . 말을 타고 온 소년 샨지(12) 나이를 적었다는 것, 이런 사실이 참으로 중요하다.

얼마 전 모 신문사에서 간 호주 탐사에서 함께 갔던 기자는 모든 걸 다 적었어요.나중에 하는 말이 ‘수첩 한 권을 다 적었다’고 했어요. 그 사실 속에서 글이 나온다. 글을 쓰려면 준비를 해야 한다. 값어치 있는 걸 대단하다고 얘기할 줄 알아야 한다. 중요한 것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

글은 영원히 남는다. 기록은 언제든지 기억을 불러올 수 있다. 갔다 온 것의 몇 배의 value가 있다. 현장에서는 많이 못 느낀다. 여행이 1이라면, value는 3~5가 된다. 첫 번째가 단순기록이다.